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Winterreise, 1827)』와 슈만의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1840)』은19세기 독일 가곡문학의 두 봉우리이자, 사랑의 실패를 예술로 승화시킨 두 개의 명작이다. 두 작품은 모두 실연을 다룬 연가곡이지만, 음악적 접근, 정서의 밀도, 언어와 음향의 관계, 그리고 해석의 방향성에 있어 현저히 다른 예술적 논리를 따르고 있다. 슈베르트는 철저히 무너지는 주체의 독백을 음악화했고, 슈만은 감정의 역설과 심리적 반전을 활용해 사랑을 회화처럼 조각했다. 이 둘의 차이는 단순히 작곡가의 스타일을 넘어서, 사랑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음악으로 복원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태도 차이로 읽힌다. 구조와 흐름 — 직선적인 고독 vs 원형적인 회상『겨울 나그네』는 24곡으..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2025. 7. 12. 0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