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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파르크의 "슬픈 노래" : 한숨처럼 다가와 심장을 감싸는 프랑스 예술가곡의 정수

앙리 뒤파르크의 「Chanson Triste(슬픈 노래)」는 겉으로 보기엔 단출하고 조용한 프랑스 예술가곡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사랑, 치유, 감정의 잠복, 시간의 고요한 침투 같은 다층적인 정서가 섬세하게 녹아 있다.이 곡은 단지 ‘슬픈’ 감정을 노래하지 않는다. 오히려, 슬픔을 껴안으며 그것조차 위로로 변환하는 내면의 심리적 여정을 음악과 시를 통해 고요하게 풀어낸다. 가사와 선율의 상관구조 : 감정이 호흡처럼 흐르는 선율의 설계이 곡의 가사는 장 라호르(Jean Lahor, 필명 Henri Cazalis)의 시에 기반한다.첫 소절 "Dans ton cœur dort un clair songe"는 “당신의 가슴 속에는 맑은 꿈이 잠들어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문장은 마치 누군가의 폐부를 가만..

체칠리아 바르톨리 vs 엘리나 가란차

현대 오페라 무대에서 메조소프라노는 더 이상 소프라노의 보조적 음역이 아니다. 이제 메조소프라노는 독자적 해석력과 음악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 새로운 오페라 미학을 이끌어가는 중심 축으로 자리잡았다.그 흐름의 정점에는 단연 두 명의 거장이 있다.바로, 이탈리아 출신의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와 라트비아 출신의 엘리나 가란차(Elīna Garanča)다.두 사람은 음역은 같지만, 그 음색의 결, 기교의 방식, 감정 해석의 깊이, 레퍼토리 선택의 전략에 있어서 철저히 다른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음색 : 밀도와 투명성의 대조체칠리아 바르톨리의 음색은 전통적인 메조소프라노의 어두운 색조에서 벗어나 있다.그녀는 명확한 모음 발음과 활기찬 공명점 이동을 통해 중음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