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종종 ‘이성의 붕괴’라는 형태로 등장한다. 특히 여주인공이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무너지는 순간, 작곡가는 그 심리적 파열을 음악적으로 구체화하는 장치로 ‘광란의 아리아(mad scene)’를 선택해왔다. 광란의 아리아는 단순한 감정 과잉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파괴된 감정의 궤적이며, 극중 인물이 언어가 아닌 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해체해 보이는 고도의 예술적 행위이다. 이 아리아는 성악가에게 단순한 고음과 기교를 넘어서 심리 묘사, 프레이징 감각, 장식음의 해석, 무대 존재감까지 총체적인 능력을 요구한다. 특히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벨리니의 「청교도」, 그리고 토마의 「햄릿」 중 오펠리아의 광란 장면은 이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수많은 디바들의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