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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디바 3인 : 줄리아 레즈네바, 리셋 오로페사, 리사 다비드센

21세기 오페라 무대에는 더 이상 하나의 ‘이상적인 성악가 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대신 각 성악가는 자신이 중심을 두는 시대, 음역, 레퍼토리, 음악 해석의 방향에 따라 철저히 개별화된 예술 언어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이 가운데 줄리아 레즈네바, 리셋 오로페사, 리사 다비드센은 서로 완전히 다른 색채를 지니면서도,공통적으로 기교, 음악성, 해석력에서 현대적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신세대 디바들이다.이 세 명은 단순히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자신만의 시대 감각과 음악 철학을 실현하는 예술가로서지금의 오페라계를 이끄는 상징적 인물들이다. 줄리아 레즈네바는 러시아 출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주로 바로크 및 고전 초기 레퍼토리에 강점을 보인다.그녀의 음악성은 고음악적 정밀함과 직관적인 감성 해..

오페라 속 광란의 아리아, 기교를 넘어선 정신의 무대

오페라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종종 ‘이성의 붕괴’라는 형태로 등장한다. 특히 여주인공이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무너지는 순간, 작곡가는 그 심리적 파열을 음악적으로 구체화하는 장치로 ‘광란의 아리아(mad scene)’를 선택해왔다. 광란의 아리아는 단순한 감정 과잉이 아니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파괴된 감정의 궤적이며, 극중 인물이 언어가 아닌 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해체해 보이는 고도의 예술적 행위이다. 이 아리아는 성악가에게 단순한 고음과 기교를 넘어서 심리 묘사, 프레이징 감각, 장식음의 해석, 무대 존재감까지 총체적인 능력을 요구한다. 특히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벨리니의 「청교도」, 그리고 토마의 「햄릿」 중 오펠리아의 광란 장면은 이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수많은 디바들의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