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배틀(Kathleen Battle)은 오페라 무대 위에서 단지 고운 목소리를 지닌 소프라노가 아니었다. 그녀는 각 작품, 각 캐릭터마다 정교한 예술적 분석을 통해 음향의 구조와 정서의 결합을 시도했고,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녀는 단 한 음만으로도 청중의 기대를 흔들었고, 고전적 배역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오페라 예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 모차르트 수잔나 : 이성적 감정의 완급 조절수잔나는 모차르트의 작품 중에서도 유머와 지혜가 가장 절묘하게 결합된 캐릭터이다. 캐슬린 배틀은 이 배역에서 단순한 밝은 에너지 이상의 ‘전략적 감정’을 구현했다. ‘Deh vieni, non tardar’를 부를 때 그녀는 단지 감미로운 감성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섬세한 템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