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까지도 클래식 성악계에서 '동양인 소프라노'라는 단어는 아직도 낯선 개념에 가까웠다. 서양 중심의 오페라 하우스, 유럽어 기반의 레퍼토리, 외모와 언어 장벽이 중첩된 이 분야에서, 한 동양 여성이 중심 무대에 진입해 최고의 명성을 얻는 일은 거의 전례가 없었다. 그런데 조수미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고, 단지 해냈을 뿐 아니라 가장 정점의 자리까지 올랐다.그녀가 이룬 성공은 단순한 '성공적인 비서양인 여성 성악가'라는 수식어로 설명될 수 없다. 조수미의 음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적 언어이며, 그녀의 테크닉, 곡 해석력, 무대 장악력은 특정 문화권의 한계를 초월한 보편적 감동의 수준에 도달했다. 조수미 음색의 독창성 : '공기 속에서 반사되는 크리스탈'조수미의 음색은 클래식 성악계에서도 이례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