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밤의 여왕 아리아」는 인간의 감정과 기교, 고음과 극성이 교차하는 극단의 미학을 요구한다. 단지 하이 F(F6)를 낸다는 것만으로 이 아리아를 소화할 수는 없다. 이 곡은 악보 위의 전율이며, 성악가의 호흡법, 공명 위치, 콜로라투라 실행 능력은 물론, 인물의 심리적 균열을 표현할 수 있는 정신적 몰입력까지 요구된다. 이 치밀하고 서늘한 음악을 조각한 세 명의 여왕 — 조수미, 루치아나 세라, 디아나 담라우 — 는 각기 다른 미학으로 이 아리아를 해석해냈다. 세라의 여왕은 완벽한 벨칸토 기법의 정수이고, 조수미의 여왕은 공기와 음정 사이에서 질서의 권위를 세우며, 담라우의 여왕은 복수심과 광기의 인간적 실체를 무대 위에서 살아낸다. 같은 고음을 불러도, 그 안의 서사와 심리, 음향적 결은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