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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e Soprano와 Countertenor의 차이

Golden Camel 2025. 7. 20. 12:32

서론

성악의 세계에서 높은 음역대를 소화하는 남성 성악가는 늘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다. 17세기와 18세기 유럽에서 활약했던 카스트라토(Castrato)의 시대가 저물고, 현대 성악계에는 카운터테너(Countertenor)와 남성 소프라노(Male Soprano)가 등장하여 잃어버린 고음을 복원하고 있다. 이 둘은 모두 고음역을 담당하지만, 발성 테크닉과 호흡법, 음색과 음악적 표현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가진다. 또한 그들이 다루는 레퍼토리도 확연히 다르다.

 

 

Male Soprano와 Countertenor의 차이
male soprano 사무엘 마리노

 

Male Soprano와 Countertenor의 정의

Male Soprano는 성인 남성이 소프라노 음역(C4~C6)을 구사하는 성악가를 의미한다. 이들은 여성 소프라노와 같은 고음을 낼 수 있지만, 발성법과 성대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음색에서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 Male Soprano는 대개 선천적으로 후두가 발달하지 않아 성대가 작은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높은 음역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다. 반면 Countertenor는 원래 테너 또는 바리톤 음역을 가진 남성이 팔세토(Falsetto)를 훈련하여 메조소프라노 또는 알토 음역(A3~F5)을 소화하는 성악가를 말한다. 카스트라토의 부재 이후 바로크 음악을 부활시키며 등장한 현대적 개념으로, 소프라노 음역까지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다.

 

발성 테크닉의 차이

Male Soprano와 Countertenor의 가장 큰 차이는 성대의 사용 방식과 공명법에서 드러난다. Male Soprano는 선천적으로 소프라노 음역대를 발성할 수 있는 후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성대의 전층(full vocal fold)을 사용하며, 여성 소프라노와 유사한 방식으로 소리를 낸다. 성대가 얇고 짧아 높은 진동수를 낼 수 있으며, 공명은 주로 두개골과 비강을 활용해 맑고 투명한 소리를 만든다. 이들은 흉성(chest voice)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가볍고 부드럽게 들린다. Countertenor는 본래 성대 전층을 진동시키지 않고, 성대의 가장자리(edge)만 사용하여 팔세토 음역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윤상피열근(cricothyroid muscle)이 긴장하여 성대를 얇고 길게 만들어 고음을 낸다. 공명은 두개골과 비강뿐 아니라 가슴 공명도 일부 활용하며, 이를 통해 음색에 깊이와 울림을 추가한다. Countertenor는 팔세토와 진성(흉성)의 경계를 부드럽게 연결하는 믹스보이스(mixed voice) 기술을 사용하여 음역 전환이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한다.

 

호흡법의 차이

Male Soprano는 여성 소프라노와 비슷한 호흡법을 사용한다. 성대의 얇은 진동면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기의 소모가 적고, 안정된 두성(head voice) 유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호흡은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며 긴 프레이즈를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다. Countertenor는 팔세토의 특성상 공기 소모가 많고 성대의 긴장이 높기 때문에 더 세밀한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횡격막의 지지(diaphragmatic support)를 극대화하여 일정한 기류를 유지하고, 짧은 시간에 공기를 충전하는 고급 호흡 기술을 구사해야 한다. 특히 바로크 아리아의 긴 콜로라투라 구간에서는 효율적인 호흡이 필수적이다.

 

음색과 음악성의 차이

 

Male Soprano의 음색은 여성 소프라노와 매우 유사하지만, 성인 남성의 두개골 구조로 인해 소리가 약간 더 날카롭고 투명하게 들린다. 음색은 가볍고 순수하며, 고음에서도 일정한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종교 음악이나 바로크 시대의 서정적인 곡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Countertenor의 음색은 팔세토 기반이지만, 공명과 성대 사용의 차이로 인해 여성의 목소리와는 다른 고유의 질감을 가진다. 음색은 때로는 약간 공기 섞인 듯 부드럽고, 때로는 두터운 울림으로 힘을 발휘한다. Countertenor는 팔세토 특유의 호소력 있는 소리로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며, 바로크 오페라의 극적인 장면에서 매력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레퍼토리의 차이

 

Male Soprano의 레퍼토리는 주로 바로크 시대의 교회 음악과 초기 오페라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은 퍼셀(Henry Purcell),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비발디(Antonio Vivaldi)의 작품에서 여성 소프라노 역할을 대신하거나, 고음 솔로 파트를 맡는다. Countertenor는 헨델(George Frideric Handel), 비발디, 글루크(Christoph Willibald Gluck) 등 바로크 오페라의 남성 주역을 소화한다. 원래 카스트라토를 위해 쓰인 아리아들이 Countertenor의 주요 레퍼토리가 되었으며, 현대에는 브리튼(Benjamin Britten)과 같은 20세기 작곡가의 현대 작품까지 확장되었다.

 

대표적인 성악가들

 

Male Soprano의 대표적인 성악가로는 마이클 마니체(Michael Maniaci)가 있다. 그는 선천적으로 후두 발달이 멈춘 덕분에 성인임에도 소프라노 음역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다. 마니체의 음색은 여성 소프라노와 거의 구별되지 않으며, 비발디와 헨델의 아리아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주목받는 Samuel Mariño도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Countertenor의 대표 성악가로는 필립 자루스키(Philippe Jaroussky), 프랑코 파지올리(Franco Fagioli), 야쿱 오를린스키(Jakub Orliński)가 있다. 자루스키는 벨벳처럼 부드럽고 투명한 팔세토로 유명하며, 파지올리는 극적인 힘과 현란한 기교를 겸비했다. 오를린스키는 현대적 감각의 해석과 무대 카리스마로 젊은 층에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결론: Male Soprano와 Countertenor의 독자적 가치

Male Soprano와 Countertenor는 모두 성악의 고음역을 담당하지만, 그 발성법과 음악적 표현 방식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Male Soprano는 선천적 특성을 바탕으로 여성 소프라노에 가까운 고음을 낸다면, Countertenor는 훈련된 팔세토로 독창적인 음색과 음악성을 만들어낸다. 이 두 음역대는 각각의 방식으로 과거의 카스트라토 음악을 복원하고 있으며, 현대 성악계의 다양성과 예술적 깊이를 더하고 있다.